사자성어/한나라 (기원전 202년-서기 220년)

대우탄금 (對牛彈琴) - 소 앞에서 거문고를 연주함.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깊은 이치를 말해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음.

사성지기 2025. 2.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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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할 대 소 우 탄알 탄 거문고 금

1. 뜻

對 (대할 대, 14획)

 

寸 (마디 촌, 3획)

业 (업 업, 5획)

𦍌 (양 양, 6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b1493a3a746747babd5ce66b34d8adf7

對자는 ‘대하다’나 ‘마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對자는 丵(풀무성할 착)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丵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촛대로 응용되었다. 對자의 갑골문을 보면 여러 개의 초가 꽂힌 긴 촛대를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마주하기 위해 불을 밝힌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對자는 불을 밝혀 누군가를 마주한다는 의미에서 ‘대하다’나 ‘마주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소 우, 4획)

彈 (탄알 탄, 15획)

 

여기서는 '연주하다'의 의미

 

弓 (활 궁, 3획)

單 (홑 단, 12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ff2ffb838476472182a54d2dbd92df9c

彈자는 ‘탄알’이나 ‘탄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彈자는 弓(활 궁)자와 單(홀 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彈자를 보면 단순히 弓자에 점이 찍혀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쇠 구슬이나 돌멩이를 날리던 화살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弓자와 單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지금의 彈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여기서 單자는 ‘단→탄’으로의 발음역할과 함께 이것이 무기와 관련된 글자임을 전달하고 있다. 彈자는 이렇게 ‘탄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탄알이 상대에게 타격을 준다는 의미에서 ‘탄핵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琴 (거문고 금, 12획)

玨 (쌍옥 각, 8획)

今 (이제 금, 4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6cc8dad9d10646ad9cc2e8e51eda46cb

琴자는 ‘거문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琴자는 두 개의 玉(옥 옥)자와 今(이제 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이제 금)자는 ‘이제’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琴자는 우리의 거문고와 같은 중국의 현악기를 뜻하는 글자이다. 소전에 나온 琴자를 보면 두 개의 玉자 사이로 줄이 둘려 있는데, 이것은 거문고에 있는 ‘괘’와 ‘줄’을 함께 표현한 것이다. 지금은 거문고에 있던 줄이 今자로 바뀐 것이다. 그러니 琴자에 있는 玉자도 ‘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2. 유래

 

후한(後漢) 시대 말기에 모융(牟融)이라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불교학에 밝았고, 사람들에게 불교를 가르치는 데 꽤 능숙했죠.

그러나 유학자들은 불전(佛典)에는 관심을 갖지도,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모융은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經) 같은 유학의 경서를 인용하여 그들에게 불교 이야기를 전했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가 불교를 설명하면서 유교 경전을 인용하는 걸 못마땅해했어요.

어느 날, 참다못한 유학자가 그에게 따지고 들자 모융은 빙그레 웃으며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어요.

옛날 노나라에 공명의(公明儀)라는 지혜로운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소를 향해 아름다운 거문고 연주를 해주었지.
선율은 우아하고, 음색은 청아했어. 그야말로 예술이었지.

하지만 소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풀만 우적우적 씹어댔다.
소가 못 들은 게 아니다. 청각(淸角)이라는 고상한 곡조가 소의 귀에는 맞지 않았을 뿐이지.

공명의가 이번에는 모기와 등애의 날갯짓 소리를 흉내 내고,
송아지가 젖을 찾으며 우는 소리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가 반응했지!
꼬리를 흔들며 발굽 소리를 내고 귀를 쫑긋 세우면서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소는 멋진 음악보다 그런 소리가 더 좋았던 거지.

모융은 유학자들을 돌아보며 미소 지었어요.
유학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죠.
그제야 그들은 진심으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답니다.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 대우탄금(對牛彈琴)이에요.
대우(對牛)는 소를 마주하다, 탄금(彈琴)은 거문고를 연주한다는 의미에요.
즉, '소에게 거문고를 연주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좋은 말도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 하면 소용없음을 의미해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것을 가르쳐 주어도 소용없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죠.

우리는 때로 우리만의 거문고 소리에 집착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의 마음에 닿는 울림입니다.
모융은 고지식한 유학자들을 비판하는 대신 그들의 언어를 이용하여 불교 말씀을 전했죠.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 익숙한 언어와 사고방식 속에서 살아가지만,
지나치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면 결국 그 고립된 세계는 다른 세상을 점점 더 부조리하게만 만들 뿐입니다.
깨달음은 고립이 아니라 조화 속에서 비로소 찾아온다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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