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한나라 (기원전 202년-서기 220년)

매림지갈 (梅林止渴) - 매실나무 숲을 생각하여 갈증을 해소함.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

사성지기 2025. 2.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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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매 수풀 림 그칠 지 목마를 갈

1. 뜻

(매화 매, 11획)

 

木 (나무 목, 4획)

每 (매양 매, 7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093052297cab40379ee7b79a54dcf3e5

梅자는 ‘매화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梅자는 木(나무 목)자와 每(매양 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每자는 ‘늘’이나 ‘마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 하고 있다. 매화나무는 본래 某(아무 모)자가 먼저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아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자 梅자가 매화나무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梅자는 매화나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예로부터 매화를 인내나 기품, 품격의 상징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사군자(四君子)를 매란국죽(梅蘭菊竹)이라고 했다.

林 (수풀 림, 8획)

止 (그칠 지, 4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6d580ede57e0444aababd2e364dbf825

止자는 ‘그치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을 나온 止자를 보면 엄지발가락이 길게 뻗어 있는 발이 그려졌었다. 이것은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지만 사전적으로는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발걸음이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止자는 ‘금지(禁止)하다’와 같이 무언가를 멈추거나 억제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止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가다’나 ‘이동하다’처럼 사람의 움직임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止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뜻이 달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渴 (목마를 갈, 12획)

氵 (삼수변 수, 3획)

曷 (어찌 갈, 9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113c988b31df439e808dcb9b086dc21f

渴자는 ‘목마르다’나 ‘갈증이 나다’, ‘갈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渴자는 水(물 수)자와 曷(어찌 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曷자는 ‘어찌’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渴자를 보면 갈라진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이 마르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갈라진 혓바닥 모양을 曷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渴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2. 유래

 

아직 위나라가 건국되지 않았던 후한 말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서 이글거리고 있던 날,
거대한 조조의 군대가 먼지 날리는 길을 따라 줄지어 행군하고 있었습니다.
병사들은 헉헉거리며 땀을 뚝뚝 흘렸고, 입안은 바싹 말라 혀가 딱딱하게 굳어 버린 듯했죠.

그들은 혀끝으로 입술을 핥아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물은커녕 공기마저도 뜨거운 국물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던 그때, 가장 앞에서 말을 타고 가던 조조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모두 힘내라! 조금만 더 가면 어마어마한 매실나무 숲이 있도다!
가지마다 탐스러운 매실이 주렁주렁 열려 있지.
그 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걸 생각해 보거라! 얼마나 상쾌하겠느냐!"

병사들은 멍하니 조조를 바라보았어요.
매실이라고? 신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퍼진다고?

그 순간, 병사들의 입속에서 침이 샘솟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혀가 촉촉해졌고, 갈증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죠.
병사들은 새 힘을 얻은 듯 다시 발을 내디뎠어요.
땅을 딛는 발걸음이 아까보다 훨씬 가벼워졌답니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것이 바로 ‘매림지갈(梅林之渴)’이라는 말이에요.
‘망매지갈(望梅止渴)’ 혹은 ‘망매해갈(望梅解渴)’이라고도 하는 이 말은,
‘매실나무 숲이 갈증을 해소하게 한다’는 뜻으로,
어떤 것을 상상하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혹시나 원하는 것을 당장 가질 수 없다고 실망하지 말고 한번 상상해보세요.
마치 손에 잡힐 듯한 내일의 희망이 현실의 고통을 덜어주듯이,
때로는 그리워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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