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진나라 (시황제, 기원전 221-206년)

양호유환 (養虎遺患) - 범을 길러서 화근을 남김. 화근이 될 것을 길러서 후환을 당하게 됨.

사성지기 2025. 5.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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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양 범 호 남길 유 근심 환

1. 뜻

養 (기를 양, 15획)

 

𦍌 (양 양, 6획)

八 (여덟 팔, 2획)

良 (어질 량(양), 7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464497fcf0804d66bbda5eb71db8242a

養자는 ‘기르다’나 ‘먹이다’, ‘봉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養자는 羊(양 양)자와 食(밥 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보면 養자는 마치 양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과도 같다. 그러나 養자의 갑골문을 보면 羊자와 攴(칠 복)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축업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기르다’나 ‘번식시키다’라는 뜻이 파생되자 攴자를 食자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虎 (범 호, 8획)

虍 (호피 무늬 호, 6획)

儿 (어진 사람 인, 2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2fdaa93cf58049af9736421f3e99b7b8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遺 (남길 유, 16획)

辶 (쉬엄쉬엄 갈 착, 4획)

貴 (귀할 귀, 12획)

[𠀐 (-, 5획) + 貝 (조개 패, 7)]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8e723c62495e4a35959198ffe4ddeb14

遺자는 ‘남기다’나 ‘끼치다’, ‘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遺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貴(귀할 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貴자는 양손에 흙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귀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遺자의 금문을 보면 새집을 떨어트리거나 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遺자의 본래 의미도 ‘버리다’나 ‘떨어뜨리다’였다. 후에 遺자는 ‘남기다’나 ‘전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는데, 길 위에 떨어트린 물건을 선조들이 남기고 간 유산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患 (근심 환, 11획)

心 (마음 심, 4획)

串 (곶 곶, 7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35d42d3939cc485fbd336993232802a7

患자는 ‘근심’이나 ‘걱정’, ‘질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患자는 串(꿸 관)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串자는 사물을 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물건을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串자에 心자가 결합한 患자는 꼬챙이가 심장까지 관통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근심은 마음을 짓누르는 병이다. 병이 들거나 근심 걱정이 생기면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니 이렇게 심장을 꿰뚫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患자는 ‘근심’이나 ‘질병’을 뜻한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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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말기, 천하를 두고 두 남자가 싸움을 벌이고 있었어요.
한 명은 근육질에 성질 더러운 항우, 또 다른 한 명은 머리는 좋지만 얍삽하고 속이 좀 좁은 유방이었지요.

그러나 이 험악한 항우의 부하들은 배가 홀쭉해 가지고 발에 힘도 없고, 툭 치면 픽 쓰러질 판이었지요.
반면에 영리한 유방의 군대는 빵빵하게 배를 채우고 아주 그냥 힘이 넘쳐흐르는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유방은 항우를 쉽게 공격하지 못 했는데,
바로 그의 소중한 부모님와 귀여운 아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모조리 항우에게 붙잡혀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유방은 항우에게 믿음직한 부하를 보내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주군께서 말씀하시길, 이쯤에서 화해하고 홍구를 경계로 삼아
동쪽은 초나라 영토로, 서쪽은 한나라 영토로 나누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덩치 큰 항우는 냉큼 제안을 수락하고는 유방의 가족들을 풀어주고 철수 준비를 시작했어요.
지금 당장 싸워봤자 승산이 없으니 일단 물러나서 힘을 키운 뒤에 다시 한번 싸워보자는 생각이었죠.

유방 역시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어찌나 기뻤던 지,
덩실덩실 춤을 추며 얼른 서쪽 자신의 땅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바로 그때, 유방의 옆에 붙어 있던 아주 똑똑한 두 참모,
장량과 진평이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유방에게 말했어요.

“지금 항우의 군대는 배고파서 힘도 없고, 창칼만 들었지 영락없는 오합지졸입니다!
반면에 우리 군대는 배불리 먹어서 힘이 아주 펄펄 나는 상태입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쳐들어가야 초나라를 완전히 끝장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방은 조금 망설여졌어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미 좋게 끝내기로 약속까지 했는데,
저렇게 힘든 녀석들을 냅다 공격하는 건 좀 신의 없는 짓 아닌가?”

“이건 하늘이 전하께 주신 기회입니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치고 그냥 보내 준다면,
그건 마치 ‘호랑이 새끼를 키워서 나중에 화를 자초하는 꼴’과 같습니다!
어서 빨리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여기서 두 사람이 유방을 설득하며 한 말이 양호유환(養虎遺患)이에요.
호랑이(虎)를 길러(養) 근심(患)을 남긴다(遺)는 뜻으로,
적이나 위험 요소를 그대로 놔두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입게 된다는 의미죠.

결국 유방도 씹던 닭다리를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신의를 지키기보다는 하늘이 주신 천하를 쟁취할 기회를 잡기로 했던 것이죠.

유방의 군대는 지친 초나라 군대를 사방에서 겹겹이 포위했고,
그 덩치 큰 항우도 결국 꼼짝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유방은 마침내 천하를 통일하고 최고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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