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춘추전국시대 (기원전 770-221년)

계명구도 (鷄鳴狗盜) - 닭 울음소리를 내고 개처럼 몰래 훔침. 비굴하게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

사성지기 2025. 4. 3. 12:00

 

닭 계 울 명 개 구 도둑 도

1. 뜻

鷄 (닭 계, 21획)

 

鳥 (새 조, 11획)

奚 (어찌 해, 10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6a34915e956541f5b0ab34de68e052a1

鷄자는 ‘닭’을 뜻하는 글자이다. 鷄자는 奚(어찌 해)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奚자는 상투를 손으로 잡은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닭 볏으로 응용되었다. 사실 갑골문에 나온 鷄자는 좀 더 직관적이었다. 닭 볏과 다리, 꽁지까지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눈에도 이것이 닭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닭의 볏은 奚자가 대신하게 되었고 隹(새 추)자가 더해지면서 볏이 있는 새를 뜻하는 雞(닭 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서에서는 隹자가 鳥자가 바뀌면서 지금은 鷄자가 ‘닭’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鳴 (울 명, 14획)

鳥 (새 조, 11획)

口 (입 구, 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7af4b5b133f14f7e8f610ff72e0d7413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狗 (개 구, 8획)

犭 (개사슴록변 견, 3획)

句 (글귀 구, 5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8528d74cf69645f788d41d0a5c7a733d

狗자는 ‘개’나 ‘강아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狗자는 犬(개 견)자와 句(글귀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句자는 말뚝에 줄이 엮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개를 뜻하는 글자로는 이미 犬자가 있기 때문에 狗자가 따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에서는 이에 대해 큰 개는 犬으로 불렀고 작은 개는 狗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狗자는 이와는 관계없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개’나 ‘강아지’를 뜻하고 있다.

盜 (도둑 도, 12획)

皿 (그릇 명, 5획)

㳄 (침 연, 7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6c1703a065c541fe97d066ceb9a29ddd

盜자는 ‘훔치다’나 ‘도둑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盜자는 마치 次(버금 차)자와 皿(그릇 명)자가 결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盜자의 갑골문을 보면 次자 아래로 舟(배 주)자가 그려져 있었다. 次자는 입을 벌려 침을 튀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 나온 盜자는 배 위에 침을 흘리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舟자가 皿자로 잘 못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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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에는 맹상군이라는 호화로운 귀족이 살고 있었어요.
그의 집에는 기상천외한 재주를 가진 식객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죠.
그 덕에 맹상군의 집은 마치 서커스장처럼 별의별 재주꾼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어느 날, 맹상군은 진나라 소왕의 초대를 받아 귀한 호백구를 선물로 들고 진나라로 향했습니다.
맹상군이 마음에 들었던 소왕은 그에게 높은 벼슬을 주려 했죠.
하지만 진나라의 신하들은 제나라 출신의 맹상군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걸 반대했어요.
결국 소왕은 마음을 바꾸었고, 맹상군은 진나라의 궁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어요.

맹상군은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직감하고 소왕의 애첩 총희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그러자 총희는 맹상군이 소왕에게 선물한 호백구를 요구했답니다.

맹상군이 곤란해하고 있으려니, 그의 식객 중 하나가 코를 킁킁대며 앞으로 나섰어요.
그는 바로 개를 흉내내는 재주를 이용하여 도둑질을 하는 데 능한 자였어요.
밤이 되자 그는 네 발로 궁궐 벽을 기어올라, 개처럼 낮고 긴 소리를 냈어요.
경비병들이 귀를 기울였지만, 단순한 개 짖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쳤죠.
그 틈을 타, 그는 몰래 창고로 들어가 호백구를 집어 들고는 소리 없이 달아났어요.

결국 맹상군은 총희의 도움으로 간신히 소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맹상군 일행은 궁을 빠져나와 밤새도록 말을 달려 함곡관에 이르렀어요.
하지만 함곡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어요.
관문지기는 함곡관의 문은 아침 닭이 울어야 열 수 있다고 말했죠.

그러자 이번엔 다른 식객이 씨익 웃으며 나섰어요.
그는 한껏 숨을 들이마시더니, "꼬끼오!"하고 울었어요.
그러자 순식간에 주위의 닭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어요.
깜짝 놀란 관문지기는 벌써 아침인가 의아해하며 문을 열었답니다.
그리고 맹상군과 그의 일행은 재빨리 성문을 빠져나갔어요.

소왕은 맹상군을 풀어준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군사를 보내 추격했지만,

맹상군은 이미 관문을 통과하여 제나라로 넘어간 뒤였답니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계명구도(鷄鳴狗盜)"입니다.
닭(鷄)의 울음소리(鳴)를 흉내 내고 개(狗)처럼 도둑질하는(盜) 하찮은 재주라는 뜻으로,
비굴하게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이죠.

맹상군의 이야기 속에서는 이런 하찮은 재주가 절묘하게 잘 쓰여서 위기를 해결했기 때문에,
얼핏 하찮은 재주라도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말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현대에는 그보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비꼬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이에요.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닌 우회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부각되는 말이다보니,
정당하지 않거나 비굴한 수단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해진 것이죠.
사실 계명구도와 같은 하찮은 재주를 일삼으며 공명정대한 척 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겠지요.
아무리 고결한 척 당당한 척 해도 그와 같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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