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춘추전국시대 (기원전 770-221년)

불비불명 (不飛不鳴) - 새가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음.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해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

사성지기 2025. 7. 13. 06:00

아닐 불 날 비 아닐 불 울 명

1. 뜻

不 (아닐 불, 4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b8a72fa8c30f4c3c9c532a550e9769a0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飛 (날 비, 9획)

亻 (사람인변 인, 2획)

丨 (뚫을 곤, 1획)

𠃧 (날 비, 6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317a0970dc5a46cc9837342fb7378bc3

飛자는 ‘날다’나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飛자는 새의 날개와 몸통을 함께 그린 것이다. 飛자는 본래 ‘날다’를 뜻하기 위해 만들었던 非(아닐 비)자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글자이다. 飛자는 새의 날개만을 그렸던 非자와는 달리 새의 몸통까지 표현하고 있다.

不 (아닐 불, 4획)

鳴 (울 명, 14획)

 

鳥 (새 조, 11획)

口 (입 구, 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7af4b5b133f14f7e8f610ff72e0d7413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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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들은 서로 으르렁거리고 약한 나라들은 눈치만 보던 시절,

그야말로 힘쎈 자가 다 해먹던 전국시대,

그중 제나라라는 곳에 위왕(威王)이라는 왕이 있었어요.

 

이 위왕이 처음 왕이 되었을 때 세상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찼어요.

그가 왕좌에 앉자마자 나라 일은 내팽개치고 오직 술과 여자,

그리고 재미있는 놀이에만 푹 빠져버렸거든요!

밤새도록 술을 퍼마시고, 신하들이 바치는 보고서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죠.

그 결과, 제나라는 이웃 나라들이 침을 흘리며 호시탐탐 노리는 만만한 상대가 되었답니다.

 

하지만 감히 누구 하나 위왕에게 "폐하, 정신 차리세요!" 하고 말할 용기가 없었어요.

위왕은 겉으로는 헤헤 웃는 듯 보이지만, 심기를 거스르면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순우곤(淳于髡)이라는 인물이 위왕을 찾아왔어요.

이 순우곤은 아주 영리하고, 말솜씨가 좋았으며,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재주가 있었죠.

그는 왕에게 대놓고 잔소리를 하는 대신, 빙긋이 웃으며 이런 수수께끼를 던졌답니다.

 

"폐하, 제가 듣자 하니, 이 나라 정원에 아주 이상한 새 한 마리가 있다고 하옵니다.

이 새는 무려 3년 동안이나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있으면서,

날지도 않고(不蜚), 울지도(不鳴) 않는다고 하니…

대체 이 새는 어떤 새이옵니까?"

 

위왕은 순우곤의 말을 듣자마자, 그가 자신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새'에 빗대어

놀고 있는 자신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어요.

하지만 위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답했답니다.

 

"그 새는 날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번 날았다 하면 하늘로 치솟을 것이고,

울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번 울었다 하면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위왕은 그 말을 들은 뒤 마음을 다잡고,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답니다.

술과 유희는 멀리하고, 간신들을 싹 다 쫓아내고,

현명한 신하들을 불러 모아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제나라는 다시 강해지고 번성하여,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답니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불비불명(不蜚不鳴)이에요.

날지 않고(不蜚) 울지 않는다(不鳴)는 뜻으로,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때를 기다리며 남몰래 실력을 갈고닦고 있거나,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죠.

 

겉으로는 조용히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실력을 쌓고 기회를 준비하고 있을 때,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뛰어난 능력을 보여 줄 때 등의 상황에 사용할 수 있어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지만 깊은 의도가 있는 침묵’을 의미한답니다.

3년 간 겉으로는 노는 모습만 보였지만, 실제로는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있었던 위왕처럼 말이에요.

 

또한, 한 번 날아 하늘을 뚫고 오른다는 뜻의 ‘일비충천(一飛沖天)’과

한 번 울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뜻의 ‘일명경인(一鳴驚人)’ 역시

위왕과 순우곤의 대화에서 유래한 말이에요.

일비충천은 때를 만나 크게 출세하거나 성공함을,

일명경인은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사람이 한 번 기회를 잡으면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큰일을 해냄을 의미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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