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한나라 (기원전 202년-서기 220년)

천려일실 (千慮一失) - 천 번 생각에 한 번의 실수. 슬기로운 사람이라도 여러 가지 생각 가운데에는 한두 가지의 실수가 있을 수 있음.

사성지기 2025. 5. 26. 06:00

일천 천 생각할 려 한 일 잃을 실

1. 뜻

千 (일천 천, 3획)

 

慮 (생각할 려, 15획)

虍 (호피 무늬 호, 6획)

思 (생각 사, 9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dde5d689d08f4bada59cd4213c535cad

慮자는 ‘생각하다’나 ‘걱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慮자는 虎(범 호)자와 思(생각할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思자는 사람의 정수리와 심장을 함께 그린 것으로 ‘생각’이나 ‘심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산길로 다닐 때 무엇이 가장 걱정됐었을까? 아마도 산짐승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호랑이를 만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 慮자는 그러한 의미가 반영된 글자로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思자에 虎자를 더해 ‘우려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一 (한 일, 1획)

失 (잃을 실, 5획)

 

여기서는 '잘못하다, 그르치다'의 의미

 

大 (클 대, 3획)

𠂉 (-, 2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45ea9d7ad5844ef6a2d598814ade4153

失자는 ‘잃다’나 ‘달아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失자는 夫(지아비 부)자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失자는 夫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失자의 금문을 보면 手(손 수)자 옆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손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失자는 손에서 물건을 떨어트려 잃어버렸다는 의미에서 ‘잃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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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의 초나라와 유방의 한나라가 치열하게 초한쟁패를 벌이고 있던 때,
유방의 중용을 받은 한신은 조나라를 정벌하는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전투에 앞서 한신은 적장 이좌거에게 자그마치 천금의 상금을 걸었는데,
그를 죽이지 않고 생포하여 데려오는 조건이었어요.

하지만 사실 이 전투는 한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죠.
병력 규모가 압도적으로 열세인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나 한신은 험로를 통과하여 기습을 감행하고,
조나라 진영의 후방에 기병을 매복 시켜 혼란을 일으켰어요.
또한 일반적인 전술과 달리 강을 등지고 진을 치는 배수진 전술을 씀으로써
병사들이 죽기 살기의 각오로 전투에 임하게 만들었지요.
그 결과,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신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가 원했던 대로 이좌거 역시 포로로 사로잡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사실 한신이 그를 원했던 것은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그를 회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한신은 손수 그의 포박을 풀어 주고, 그를 상석에 앉힌 뒤 맛있는 술잔을 내밀며 물었어요.

“우리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데 장군의 지혜를 좀 빌리고 싶습니다.”

이좌거는 패한 장수는 병법을 논하지 않는 법이라며 입을 꽉 다물었지만,
한신이 끈질기게 재차 정중히 부탁하자, 결국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천 가지 생각 중에는 하나쯤 실수가 있게 마련이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가지 생각 중에는 하나쯤 좋은 생각이 있으니,
패장의 생각 가운데 좋은 생각이 하나라도 있다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이좌거는 한신의 훌륭한 참모가 되어 한나라에 크게 이바지했답니다.

이때, 이좌거가 한 말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천려일실(千慮一失)이에요.
천 번(千)의 생각(慮) 중에 하나(一)의 실수(失)라는 뜻으로,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 중에 한 가지 실수는 있을 수 있다는 의미죠.

훗날 사마천도 <사기> '평준서'에서 진평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 말을 사용했어요.
진평은 유방에게 등용된 후 한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어느 날 그의 계책이 한 번 실패하자 일부 대신들은 기다렸다는 듯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죠.
그러자 유방은 이렇게 말하며 진평을 감쌌어요.

“지혜로운 자라도 천 가지 생각 중 하나쯤은 실수할 수 있다.”

이좌거의 겸손한 말도, 유방의 너그러운 말도,
지혜로운 이도 때로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말해주고 있죠.
그 실수가 그 사람의 총명함과 가치를 깎아내리는 건 아닌 것이에요.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서로의 실수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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