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각지쟁 (蝸角之爭) - 달팽이의 더듬이 위에서 싸움. 하찮은 일로 벌이는 싸움.
蝸 |
角 |
之 |
爭 |
| 달팽이 와 | 뿔 각 | 갈 지 | 다툴 쟁 |
1. 뜻
蝸 (달팽이 와, 15획)
虫 (벌레 훼, 6획)
咼 (입 비뚤어질 와, 9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9e141ea0affb4dd1875a463947ae8a17
角 (뿔 각, 7획)
⺈ (칼도 도, 2획)
用 (쓸 용, 5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f0a2eaf36bff4fe3b6094ba3f88dce2d
角자는 ‘뿔’이나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角자는 짐승의 뿔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角자를 보면 뾰족한 짐승의 뿔과 주름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고대부터 짐승의 뿔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角자에 ‘술잔’이라는 뜻이 있는 것도 고대에는 소의 뿔을 술잔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뿔은 짐승의 머리에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어서 角자에는 ‘모나다’나 ‘각지다’라는 뜻이 생겼고 또 동물들이 뿔로 힘겨루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겨루다’나 ‘경쟁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角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뿔의 용도’나 ‘뿔의 동작’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之 (갈 지, 4획)
爭 (다툴 쟁, 8획)
爫 (손톱조 조, 4획)
尹 (다스릴 윤, 4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d2f86c679b1d4454af569e0f8084bc3a
爭자는 ‘다투다’나 ‘경쟁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爭자는 爪(손톱 조)자와 又(또 우)자, 亅(갈고리 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爪자는 ‘손톱’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손’의 동작으로 쓰였다. 갑골문에 나온 爭자를 보면 소의 뿔을 놓고 서로 잡아당기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소뿔 대신 쟁기가 그려져 있었지만 서로 다투고 있다는 뜻은 같다. 爭자는 이렇게 무언가를 놓고 서로 다툰다는 의미에서 ‘다투다’나 ‘경쟁하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2. 유래
전국시대, 위나라의 혜왕은 꽤나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어요.
사이좋게 지내기로 약속했던 이웃 제나라가 그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버렸거든요.
혜왕은 부아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씩씩거리며 신하들을 불러 모아 제나라에 복수할 방법을 의논했어요.
그러나 어떤 이는 전쟁을 부추기고 어떤 이는 평화를 외치며 다들 의견이 제각각이라 영 답이 안 나왔지요.
그때 혜자라는 재상이 말했어요.
“전하, ‘대진인’이라 불리는 현자가 있사온데, 그에게 의견을 구하심이 어떠하겠사옵니까?"
곧장 불려온 대진인은 다소 헝클어진 머리에 옷은 약간 삐뚤빼뚤했지만
눈동자는 꼭 뭔가를 꿰뚫어보는 듯 반짝였어요.
혜왕이 의견을 묻자 대신들은 반신반의하는 눈빛으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지요.
그런데 그는 갑자기 뚱딴지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어요.
"전하, 달팽이 한 마리를 떠올려보십시오. 달팽이 머리 위에는 뿔이 두 개 있지요.
그 한쪽 뿔에는 아주 조그만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다른 쪽 뿔에는 또 다른 아주 조그만 나라가 하나 있죠.
그런데 이 두 나라가 그 작은 달팽이 머리 위에서 영토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겁니다.
서로 자기 땅이라고 빽빽거리면서 얼마나 치열한 싸움을 벌였는지,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며 보름 동안이나 징글징글하게 싸우다가 겨우 군대를 물렸답니다."
대진인의 우스꽝스러운 전쟁 이야기에 혜왕은 실소를 머금었어요.
그의 미소를 본 대진인은 비로소 본론으로 돌아와 말했답니다.
"전하, 우주의 이 광활함에 비하면 우리 위나라 역시
달팽이 뿔 위의 그 작은 나라들과 다를 바 없지 않겠사옵니까.
그 작은 나라들 안에 있는 우리 위나라 안에 여기 안읍(安邑)이 있고,
안읍 안에 전하의 이 멋진 궁이, 그리고 이 궁 안에 전하께서 계신 것이지요.
이 넓고 넓은 우주에 비하면 전하와 달팽이 뿔 위의 임금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겠사옵니까."
이 말을 들은 혜왕은 마치 머리를 꽝 맞은 것처럼 멍해졌어요.
'내가 지금 저 조그만 달팽이 뿔 위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하찮은 일에 화를 내고 있는 것인가?'
잠시 후 혜왕은 멋쩍게 입맛을 다시며 대진인과 대신들을 자리에서 물렸답니다.
그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제나라와 싸울 마음이 싹 사라진 뒤였지요.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와각지쟁(蝸角之爭)이에요.
달팽이(蝸) 뿔(角) 위에서의 싸움(爭)이라는 뜻으로,
하찮은 일로 쓸데없는 다툼을 벌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우리도 때로는 너무 작은 일에 매달려 에너지를 소모하느라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대단히 중요한 문제처럼 보이는 싸움도
더 큰 시야에서 보면 사실 하찮은 다툼에 불과할 때가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