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송나라 (960-1279년)

수적천석 (水滴穿石) - 물방울이 바위를 뚫음. 무슨 일이든지 끈기 있게 계속하면 반드시 성공함.

사성지기 2025. 4. 29. 06:00

穿

물 수 물방울 적 뚫을 천 돌 석

1. 뜻

水 (물 수, 4획)

 

滴 (물방울 적, 14획)

氵 (삼수변 수, 3획)

啇 (밑동 적, 11획)

[亠 (돼지해머리 두, 2획) + 八 (여덟 팔, 2획) + 冂 (멀 경, 2획) + 古 (옛 고, 5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dda5f10572174df48da5f08a40c881b8

滴자는 ‘물방울’이나 ‘(물방울이)떨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滴자는 水(물 수)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이파리가 올라오고 있는 화초를 그린 것으로 ‘밑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화초를 그린 啇자에 水자를 더한 滴자는 화초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다만 우리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글자이다.

穿 (뚫을 천, 9획)

穴 (구멍 혈, 5획)

牙 (어금니 아, 4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1423570ff711459aa63612c64baf884b

石 (돌 석, 5획)

丆 (구결자 면, 2획)

口 (입 구, 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c34f0f30fa91496fa77efc9840c36859

石자는 ‘돌’이나 ‘용량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石자의 갑골문을 보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돌덩이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벼랑 아래로 돌이 굴러떨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石자이다. 그래서 石자의 좌측 부분은 벼랑이나 산기슭을 뜻하는 厂(산기슭 엄)자가 변한 것이고 그 아래로는 떨어져 있는 돌덩어리가 그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돌이 무게의 단위나 악기의 재료로 쓰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石자에는 ‘용량 단위’나 ‘돌 악기’라는 뜻이 남아있다. 그러나 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돌의 종류’나 ‘돌의 상태’, ‘돌의 성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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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의 숭양현이라는 지방 도시에 장괴애라는 현령이 있었어요.
그는 까칠하고 눈썰미가 예리해서, 관청의 벌레 한 마리 숨 쉬는 것도 다 꿰뚫어 보는 사내였지요.

어느 끈적한 여름날 오후, 장괴애가 관아를 돌아다니며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었어요.
바람 한 점 없는 창고 앞을 지나던 순간, 관원 하나가 창고 안에서 허둥지둥 튀어나왔어요.
그는 장괴애를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답니다. 그의 이마 위로는 땀방울이 빼꼼 빼꼼 흘러내렸지요.

"자네, 지금 거기서 뭘 하다 나오는 건가?"

장괴애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어요.
그러나 그는 눈알만 데굴데굴 굴리며 어버버 변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 했어요.
영락없이 뭔가 켕기는 짓을 한 게 분명한 모습이었죠.

장괴애는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나졸들을 부르더니, 관원의 몸을 샅샅이 뒤지게 했어요.
그러자 그의 상투 속에서 엽전 한 닢이 툭 떨어졌죠.

"감히 관청의 돈에 손을 대다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나리!"

관원은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빌었지만, 장괴애는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냉정하게 그를 옥에 가두라고 명령하더니, 다음 날 매서운 눈빛으로 재판을 시작했죠.
그리고는 그 조그만 엽전 한 닢을 훔친 죄로 사형을 선고했답니다!

"아니, 나리! 아무리 제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렇지,
고작 엽전 한 닢 때문에 사형이라니요! 이건 너무나 부당합니다!"

순간, 장괴애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올랐어요. 그는 일어선 채 천둥처럼 소리쳤어요.

"닥쳐라, 이놈! 오늘 한 닢, 내일 한 닢 슬쩍하다가

백일이면 백 닢, 천일이면 천 닢을 훔치는 것이야!
먹줄이 한쪽으로 쏠리면 결국 나무도 삐뚤어지고,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지면 단단한 바위에도 구멍이 뚫리는 법!
네놈이야말로 우리 고을의 재산을 조금씩 야금야금 갉아먹어

결국엔 거덜 낼 아주 못된 쥐새끼 같은 놈이다!"

말을 마치자마자, 장괴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번개처럼 칼을 휘둘러 죄인의 목을 베어 버렸답니다.
이런 무시무시하고도 단호한 장괴애 덕분에, 그 후로는 감히 관청 돈에 손을 대는 자가 없었지요.

장괴애가 관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이유로 든 말 '수적천석(水滴穿石)'은
'물방울(水滴)이 계속 떨어지면 돌(石)을 뚫는다(穿)'는 뜻으로
작은 일도 계속하면 무시하지 못 한다는 의미예요.

이 사건 이전의 고대 문헌에도 등장하곤 했던 비유이지만
장괴애의 이 사건으로 인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표현이죠.

장괴애는 나쁜 짓이라도 쌓이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썼지만,
현대에는 작은 힘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결국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어요.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든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든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말이랍니다.
무슨 일이든 그 힘이 쌓이고 쌓이면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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