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당나라 (618-907년)

구밀복검 (口蜜腹劍) - 입에는 꿀이 있고 배 속에는 칼이 있음. 말로는 친한 듯하나 속으로는 해칠 생각이 있음.

사성지기 2025. 4.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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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구 꿀 밀 배 복 칼 검

1. 뜻

口 (입 구, 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af8abe1f20a54e878d82633a57a9e802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蜜 (꿀 밀, 14획)

虫 (벌레 훼, 6획)

宓 (성씨 복, 8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923898564e0c4f118a2075c40146963f

蜜자는 ‘꿀’이나 ‘꿀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蜜자는 宓(잠잠할 밀)자와 虫(벌레 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宓자는 집과 국자를 함께 그린 것으로 ‘(집안이)편안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의미와는 관계없이 집과 국자만이 응용되어 있다. 蜜자는 본래 ‘꿀벌’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벌 중에서도 꿀벌만이 꿀을 채취할 수 있으니 집과 국자가 그려진 모습의 宓자는 벌집과 꿀을 표현한 것이다.

腹 (배 복, 13획)

月 (달 월, 4획)

复 (회복할 복, 9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7b764ccd923b4983813ebf7773a8e286

腹자는 오장육부 중 하나인 ‘배’를 뜻하는 글자이다. 腹자는 ⺼(육달 월)자와 复(돌아올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신체기관을 뜻하는 글자이기 때문에 ⺼자가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复자는 성(城) 밖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腹자는 이렇게 ‘순환’의 의미가 있는 复자에 ⺼자를 결합한 것으로 사람의 ‘배’를 뜻하고 있다.

劍 (칼 검, 15획)

刂 (선칼도방 도, 2획)

僉 (모두 첨, 1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e1c2d76756be43ca8fb5972497e4be68

劍자는 ‘칼’이나 ‘베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劍자는 僉(다 첨)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僉자는 많은 사람이 밖에 나와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모두 다’나 ‘남김없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금문에서는 金(쇠 금)자가 들어간 鐱(가래 첨)자가 ‘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이것이 칼과 관계된 글자임을 뜻하기 위해 刀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劍자가 만들어졌다. 사실 劍자는 칼 중에서도 ‘양날 검’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劍자에 ‘모두 다’라는 뜻을 가진 僉자가 쓰인 것도 양쪽에 날이 있는 검을 뜻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漢)나라 때부터는 이 둘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지금은 큰 구분 없이 ‘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2.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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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9대 황제, 현종은 즉위하고 얼마 후까지는 백성들을 잘 다스리는 아주 멋지고 좋은 임금이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게을러지고 술과 여자에 빠져 살았지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황제의 머릿속엔 정치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즐거운 것들뿐이었어요.

이런 혼란스러운 궁궐 안에서 가장 교묘하고 무시무시한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이임보라는 이름의 간신이었죠.
그는 겉으로는 황제에게 아첨하고 충성스러운 척했지만 속으로는 온갖 나쁜 꾀를 꾸미고 있었어요.
권력을 차지하려는 야망으로 가득했던 그는 황제의 눈과 귀를 가리고, 충신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죠.

특히 이임보는 질투심이 아주 강해서 자기보다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을 보면 가만두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속내를 겉으로는 결코 드러내지 않았어요.
오히려 황제의 앞에서 상대를 칭찬하여 좋은 자리에 앉혀주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다음 몰래 음모를 꾸며서 그 사람을 잔인하게 추락시켰어요.
이임보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밤이면, 다음 날에는 어김없이 누군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어요.

이 때문에 이임보는 언제나 온화한 얼굴로 친절한 말을 하는 자였지만 사람들은 그를 무척 두려워했어요.
나아가 감히 황제에게 바른말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답니다.
황제의 곁에는 언제나 무시무시한 거대한 뱀이 단단히 똬리를 틀고 있었으니까요.

사람들은 이임보를 보며 말했어요.

"이임보는 입으로는 꿀처럼 달콤한 말을 하지만,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는 위험한 자다!"

그리고 이임보와 같은 자들을 가리켜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입(口)으로는 꿀(蜜)처럼 달콤한 말을 하지만, 뱃속(腹)에는 칼(劍)을 품고 있다는 뜻이지요.
즉, 겉으로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해칠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을 비유하는 표현이에요.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한 인간 관계를 넘어, 개인과 조직, 조직과 조직 간의 수많은 상호 관계 속에서 이런 구밀복검의 사례가 발생하곤 하죠.
그 어느 때보다도 주어진 정보를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가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간파하는 눈과 스스로 생각하는 능동적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거짓에 휘둘리고, 조직에 이용당하며, 결국 선택의 자유조차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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