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지욕 (胯下之辱) -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 큰 뜻을 지닌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
胯 |
下 |
之 |
辱 |
사타구니 과 | 아래 하 | 갈 지 | 욕될 욕 |
1. 뜻
胯 (사타구니 과, 10획)
⺼(육달월변 육, 4획)
夸 (자랑할 과, 6획)
[大 (클 대, 3획) + 亏 (어조사 우, 3획)]
下 (아래 하, 3획)
之 (갈 지, 4획)
辱 (욕될 욕, 10획)
辰 (별 이름 진, 7획)
寸 (마디 촌, 3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180b44e281ed49d8aa5b12577e6bc925
辱자는 ‘욕되다’나 ‘더럽히다’, ‘모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辱자는 辰(별 진)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辰자는 농기구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사람의 손을 그린 寸자가 결합해 있으니 辱자는 밭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辱자의 갑골문을 보면 농기구를 손에 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농기구 주위로 점이 찍혀있다. 이것은 농기구로 풀을 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辱자의 본래 의미는 ‘풀을 베다’나 ‘일을 한다’였다. 그러나 일이 고되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후에 ‘욕되다’나 ‘더럽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2. 유래
옛날 진나라의 회음 땅에 한신이라는 젊은이가 살았습니다.
그는 비록 가난했지만, 마음속에는 큰 뜻을 품고 있었어요.
어느 날, 시장에서 불량배들이 그에게 시비를 걸었습니다.
불량배 우두머리는 한신을 조롱하며 말했습니다.
"네가 정말 용감하다면 이 칼로 나를 찔러 보아라! 아니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 나가든가!"
한신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어갔습니다.
시장 사람들은 그런 한신을 비웃었지만, 정작 한신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일어나 옷을 툭툭 털고 다시 걸어갈 뿐이었죠.
'지금은 참아야 할 때다. 작은 감정에 휘둘려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한신은 속으로 어려서부터 즐겨 읽어왔던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바로 군주는 분노로 군사를 일으키지 않고, 장수는 노여움으로 싸움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구절이었죠.
결국 한신은 훗날 백만 대군을 이끄는 대장이 되었답니다.
그는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웠어요.
전장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금의환향한 그는 과거의 그 불량배를 찾아냈어요.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습니다.
"장군님, 그날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한신은 그런 그에게 웃으며 말했답니다.
"내가 그날 너를 베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불량배를 용서했을 뿐만 아니라 벼슬까지 내렸어요.
사람들은 한신의 너그러움에 감탄했고, 그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답니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과하지욕(胯下之辱)이에요.
사타구니 과(胯), 아래 하(下), 어조사 지(之), 욕될 욕(辱),
즉 '가랑이 아래로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의 이 말은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당장의 치욕을 참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한신은 <손자병법>의 가르침대로 과하지욕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분노를 다스리고 냉철하게 판단하여 큰 뜻을 이루었습니다.
그는 치욕을 참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성공을 거머쥐었죠.
모욕을 당하더라도 참아내며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은 아주 큰 힘입니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강자의 태도죠.
분노도, 기쁨도, 순간의 감정은 곧 사라지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돌이킬 수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