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학아세 (曲學阿世) -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함.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자의 양심을 저버림.
曲 |
學 |
阿 |
世 |
굽을 곡 | 배울 학 | 언덕 아 | 인간 세 |
1. 뜻
曲 (굽을 곡, 6획)
由 (말미암을 유, 5획)
丨 (뚫을 곤, 1획)
學 (배울 학, 16획)
子 (아들 자, 3획)
𦥯 (배울 학, 13획)
阿 (언덕 아, 8획)
여기서는 '아첨하다'의 의미
阝 (좌부변 부, 3획)
可 (옳을 가, 5획)
世 (인간 세, 5획)
여기서는 '세상'의 의미
廿 (스물 입, 4획)
𠃊 (숨을 은, 1획)
출처: https://hanja.dict.naver.com/#/entry/ccko/63e4ea55ea664da7a6c9d9699adf707e
世자는 ‘일생’이나 ‘생애’, ‘세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世자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함께 그린 것이다. 世자의 금문을 보면 나뭇가지에서 뻗어 나온 새순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世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었다. 나무는 일 년에 한 번씩 싹을 틔운다. 나뭇잎이 새로 돋는 것을 보고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나뭇잎이지는 것을 보며 한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世자는 후에 사람의 생애에 비유해 ‘생애’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世자가 가차(假借)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艹(풀 초)자와 木(나무 목)자를 더한 葉(잎 엽)자가 ‘나뭇잎’이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2. 유래
한나라 경제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야심 차게 인재를 찾았습니다.
그중에는 아흔의 나이에도 꼿꼿한 기개를 자랑하는 원고생이 있었죠.
원고생의 직언을 두려워한 신하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그의 등용을 반대했지만,
그의 곧은 성품을 높이 산 경제는 개의치 않고 그를 등용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원고생은 조정에 들어오자마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의 솔직함은 때로는 황제마저 긴장하게 만들었죠.
같은 산동 출신의 젊은 학자 공손홍은 그런 원고생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늙은이가 분수도 모르고 저리 날뛰다니. 나이가 많다고 다 잘난 것도 아닐 텐데."
공손홍은 원고생을 무시하며 그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원고생은 공손홍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공손홍을 불러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넸습니다.
“자네는 젊고,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들었네.
하지만 요즘은 학문이 정도를 잃고 속된 이야기만 유행하고 있지.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학문의 참된 가치가 사라질까 두렵네.
젊은 그대는 학문을 좋아하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갈고닦아 세상에 널리 퍼뜨려 주게.
세상에 아첨하려고 자신의 학문을 굽히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야.”
이때 원고생이 신념 없이 권력이나 세속적 이익에 맞추어 학문을 왜곡하는 태도를 비판하며 한 말이 바로 '곡학아세(曲學阿世)'입니다.
곡학(曲學)은 학문을 굽히다, 아세(阿世)는 세상에 아첨한다는 뜻으로,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한다는 의미죠.
원고생의 말에 공손홍은 부끄러움을 느꼈고,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았어요.
그는 원고생에게 용서를 구하며 제자로 받아줄 것을 간청했답니다.
그날 이후 공손홍은 원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학문을 올곧게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정에서 남들과 타협하는 길이 아닌,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죠.
진심으로 자신의 학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학자라면 그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은 결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의 문제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사실 옳고 그름은 가장 단순한 문제인 게 아닐까요?